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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강치원의 토론이야기 14. 질문을 끌어내라, 그러나 질문으로 답하라
작성자 도도
작성일자 2014-11-04
조회수 1665
추천수 345

강치원의 토론이야기 14

 

질문을 끌어내라, 그러나 질문으로 답하라.

교실에 학생수가 많고, 또 수준차가 심하다고 해서 문답토론식 수업을 할 수 없을까? 내가 문답토론의 노하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수강생이 많은 대강당 강좌 덕분이기도 했다. 신입생과 군대 다녀온 4학년이 함께 수강하는 교양과목이다. 예전에 기자재라고는 마이크밖에 없었다. 어떻게 하면 수업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을까? 

교수 초년 때 일이다. 강의시간에형식이 내용을 지배하는가?”를 놓고 토론이 벌어졌다. 한 학생이 내 설명에 수긍할 수 없다며 막무가내로 우긴다. 다른 학생들은 구경꾼이 된다. 강의를 마칠 무렵이 다 되었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강의실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연구실에 돌아와서도 한참 동안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하지만 그 후에도 학생들과 논쟁은 몇 차례 계속된다.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깨달은 것이 있다. “질문을 던져 질문을 끌어내라. 그러나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라.”

학생에게서 질문을 받자마자 촉새(?)처럼 즉시 대답하는 것을 직문직답이라 한다. 이것은 결코 좋은 교수법이 아니다. 아직 다른 학생들이 그 질문을 충분히 공유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소통이기 때문이다. A에게서 질문을 받으면, 알고 있지만 곧 바로 대답하지 않는다. 떠들고 있는 다른 학생에게 묻는다. “저 뒤에 앉아 있는 B, 이제 금방 A가 뭐라고 질문했어요?” 아니면 “A의 질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수백 명이 있는 강의실이라 해도 이내 곧 조용해진다. 자신도 지적을 받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에서 모두들 주목한다. 이것이 중계질문 (relay question)이다.

하나의 질문에 중계질문은 세 번 정도가 적당하다. 그 이상 진행하면 약발이 떨어져 오히려 역효과다. 이렇게 해도 좋은 대답이 나오지 않을 경우, 아니 이미 답이 나왔다 하더라도 질문한 학생에게 되묻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질문을 한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그 문제에 대해 할말이 더 많은 법이기 때문이다. 반전질문 (reverse question)우선 질문을 받은 그대로, ⓑ혹은 작게 쪼개서, ⓒ아니면 질문에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거나 해석해서 되묻는 것이다.

이같은 질문들의 장점은 우선참여자들을 적절히 통제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②모두가 하나의 질문에 대해 생각을 공유하고 보다 깊이 사고할 수 있다. ③처음 문제제기를 한 사람에게 다시 기회를 주어 격려함으로써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 수 있다. ④또 다른 질문들을 끌어내는 데에 도움이 된다. ⑤공부를 잘 하는 학생은 보조교사 역할을 할 수 있어 좋다. 알고 있는 학생은 자신의 지식을 모르는 학생에게 가르쳐 주면서 더 많이 배우게 된다. 서로에게 득이다. 구성원의 수준차가 커도 상관없다.

수준별 이동수업을 놓고 찬반논란이 한창이다. 수준별 이동수업과 달리 통합수업의 장점을 살리자면, 실력 있는 학생을 보조교사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교사가 먼저 말하기보다 학생이 먼저 말하게 하라.

수업에서뿐만이 아니다. 대화나 토론에서도 똑같다. 학생이건 교사건, 교장이건 대통령이건 모두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 말하라. 토론의 달인은 그렇게 한다. 그래도 그에게는 할말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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