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치원의 토론상식 7(한국 토론문화의 문제점)
논술교육은 토론교육을 전제로 해야 한다
논술로 인해 온 나라가 난리법석이다. 그러나 아직도 그 갈피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 가운데 하나가 토론을 전제하지 않는 논술교육 때문이다. 논술이 기술(記述)과 구술(口述)로 이루어짐을 놓치고 있다. 토론을 전제하지 않는 ‘쓰기 논술’은 반쪽짜리에 지나지 않는다. 반대로 글쓰기로 마무리되지 않는 토론이라면 빈말일 공산이 크다. 둘 다 말과 글(verbal language)로 펼쳐지지만, 토론은 논술에 비해 말하기의 비중이 크다. 토론의 말은 논술의 말에 없는 몸짓언어 (body language)와 목소리 (para language)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더 중요하다. 논술공부에 앞서 토론공부를 먼저 시켜야 한다. 학습의 순서상 말하기가 글쓰기보다 앞서기 때문이다. 토론공부를 전제하지 않은 논술공부로 인하여 우리 교육은 정형화된 모범답안의 글쓰기를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대체로 우리의 논술교육은 글쓰기의 첨삭지도로 끝나고 있다. 그같은 논술에다가 교육인적자원부와 시도교육청은 엄청난 돈을 쏟아 붓고 있다. 하지만, 14년 째 이어지고 있는 [전국 학생 학부모 교사 원탁토론 광장] 이나 [국제 청소년 원탁포럼] 같은 토론 프로그램에는 전혀 지원하지 않고 있다. 교사들의 실력을 위해 논술연수에 앞서 절대 필요한 것은 토론연수다. 교사들의 토론능력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교육당국은 언제쯤 이것을 깨닫게 될까?
